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 – 아직 끝나지 않은 재앙

원전 역사상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고 등급 최고 단계인 7등급에 해당하는 사고가 두 차례 있었습니다. 바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입니다.

원전 사고의 피해는 오랜 기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연구 결과나 데이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그보다 먼저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와 현재 상황을 통해 그 위험성과 영향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자, 후유증, 현재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생

1986년 4월 26일 새벽, 옛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합니다.

폭발의 원인은 원자로 구조상의 문제, 안전 절차를 위반하고 행해졌던 실험, 그리고 부실한 인력 관리에 있었습니다.

폭발로 인해 2000톤이나 되는 원자로 덮개가 완전히 날아갔고, 폭발에서 생긴 불기둥은 400m 높이까지 솟아 올랐습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사고를 최초로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 사고’에 해당하는 7등급 사고로 지정하였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최초 현장 피해자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발생 당일, 사고 발생 지점의 방사능 수치는 1시간만 노출되어도 사망에 이르는 수준이었고, 원전 주변도 5시간 노출 시 사망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방사능 피폭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사람들은 그대로 이 방사능에 노출되었습니다.

발전소 직원과 소방대원 28명은 대량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어 전신 화상으로 며칠 후 사망했습니다. 200여 명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시간이 흐른 후 사망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자


소련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인한

피해 확산

사고가 일어나기 이전에도 이미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원자로 긴급정지가 여려 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련 정부는 체르노빌 원전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원전이라 홍보하면서 문제나 결함을 감추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30km 이내의 주민들은 모두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소련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사태의 수습을 미루었습니다.

당시 아무 것도 몰랐던 주민들은 대피는 커녕 집 밖으로 나와 불 구경을 하고 있었을 정도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늑장 대응은 방사능 피폭 피해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현장에 파견한 전문가를 통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소련 정부는 그제서야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사고 다음 날인 27일이 되어서야 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프리피야트 주민 4만 여명의 대피가 이루어졌습니다.

사고 발생 5일이 지난 4월 30일에는 발전소에서 대략 반경 30km 이내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져 9만 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

프리피야트 주민을 포함하면 약 13만 5천 여명이 그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허가 없이는 그 지역에 출입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지역은 앞으로도 수백 년간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이들은 삶의 터전을 영원히 잃어버렸습니다.

대피령에 의해 강제로 이주한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떠난 사람들까지 합치면, 고향을 떠난 이주 인원은 30만 명이 넘습니다.


방사능 오염

최종적으로 화재가 진압되기까지는 열흘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엄청난 양의 요오드와 세슘, 그 외 코발트, 스트론튬 등 200종 이상의 방사성 물질들이 바람을 타고 대기 중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IAEA는 대기 중으로 퍼진 방사성 물질의 양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 폭탄 방출량의 약 400배에 이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사고 직후 체르노빌로부터 1300km 거리에 있는 스웨덴에서는 평소의 6배, 필란드에서는 4배에 이르는 방사선량이 검출되었고, 다른 유럽 국가들 역시 많은 방사선이 검출되었습니다.

심지어 사고 일주일 후에는 일본에서도 검출되었습니다.

원전 주변 100개 마을은 거주 불능 상태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인근 12개 주 2000개 마을이 방사능에 피폭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 구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사고 처리에 동원된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자

사고 이후 1987년까지 원자로 주변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파괴된 원자로를 수습, 처리하는 데에 소방관, 군인 등 약 35만 명이 동원되었습니다. 이들 중 약 24만 명이 많은 양의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보다 약한 방사선에 노출된 구조원과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약 60만 명 정도가 피폭되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로봇이나 들어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사고 현장에 무리하게 직접 사람들을 투입하여 무고한 생명들을 희생시킨 것입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유증

그린피스에 따르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만 3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폭자 약 800만 명, 이들 중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만 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방사성 물질들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요오드는 갑상선암을, 세슘은 근육에 암을, 스트론튬은 백혈병을 유발합니다.

원자로의 파편을 처리하는 초기 긴급작업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은 매우 높은 수치의 방사능에 계속 노출되었습니다. 이들의 백혈병 발병률은 평균치의 2배였습니다. 116명이 급성 방사선 증상을 보였는데, 이들 중 19명이 백혈병으로 결국 숨졌습니다.

연관 포스팅: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알아보기!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피해자

체르노빌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는 현재의 우크라이나(당시 소련), 그리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피해는 심각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오염 지역에 거주했던 인구는 500만 명에 이릅니다.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피해자 수만 총 3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011년 우크라이나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제2세대 아이들의 건강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유증

만성질환을 가진 제2세대가 1992년 21.1%에서 2008년 78.2%로 증가했고, 내분비 질환 11.61배, 근골격계 질환 5.34배, 정신 및 행동 이상 3.83배, 소화기계 질환 3.75배, 비뇨기계 질환 3.60배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2008년까지, 사고 당시 18세 이하였던 사람들 중 6049명이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 지역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은 벨라루스입니다. 벨라루스에는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의 70%가 낙하하여 전 국토의 23%가 오염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갑상선암 외에도 갑상샘암, 기형 유전병 등을 겪고 있는 등 그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막대합니다.

암의 잠복기는 20~60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암 발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관 포스팅: 환경 오염 사례 7가지와 그 원인, 영향, 대응


체르노빌 현재

사고가 난 지 약 7개월이 지났을 때, 많은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더이상 유해 물질이 나오지 못하도록 원전을 두꺼운 콘크리트 덮개로 씌워 막아 놨습니다.

그러다 수명이 30년 정도 됐던 이 덮개가 노후화되면서 추가적인 방사능 피폭 문제가 제기되었고, 우크라이나는 2016년 15억 유로(약 2조 원)을 들여 새로운 철근 돔을 씌웠습니다.

새로 설치한 돔의 수명은 100년 정도로 예상하는데, 시간이 흘러 노후화되면 또 누군가 같은 작업을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들여 해야만 할 것입니다.

2021년 5월 철근 돔으로 뒤덮인 체르노빌 원전에서 다시 핵 분열이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존 콘크리트 덮개는 일부러 빗물이 스며들게 하여 핵 반응을 둔화시킬 수 있었는데, 현재 철근 돔은 빗물이 완전히 차단되어 핵 분열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관 포스팅: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정리&오염수 방류 5가지 문제점

** 모든 글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창작물입니다. 링크를 걸어 공유하는 것은 자유롭게 허용되지만, 본문 내용을 무단 복제하여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행위는 금지합니다. **